종이에서 디지털로 이제는 가상으로: 임상 연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에베소의 헤라클레이토스(기원전 500년)는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되짚어 보면 그 변화가 중차대한 시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불과 30년 사이에 우리는 기술과 사회, 비즈니스에서 전례 없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거대한 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변혁과도 같은 변화의 예로는 설형문자 점토판과 파피루스 두루마리에서 포니 익스프레스, 전보, 전화, 텔렉스, 팩스, 스마트폰에 이르는 통신 방법과 기술의 발달이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이메일, 소셜 미디어, 메시징 앱, 화상 회의)은 우리의 생활과 업무 방식을 몰라보게 바꿔 놓았습니다. 이제는 3D 홀로그램 통신과 의료 영상 기술이 개발되어 고도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널리 보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거에서 배운다
‘임상시험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린드는 영국 해군 외과의사로 대조군 임상시험의 효시라 할 만한 괴혈병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연구는 성공적이었고 1753년 ‘괴혈병 논문’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까지 했습니다.1
그런데 괴혈병 치료제가 발견되었음에도 본격적으로 채택되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4체액설이 의술의 중심이던 때여서 린드의 방식은 인공지능(AI)이 현대 임상시험에 몰고온 파장만큼이나 18세기 의학계에게는 획기적이었습니다. 영국 해군에서도 42년이 지난 1795년이 되어서야 레몬, 라임 주스라는 간단한 치료법을 승인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1797년이 되자 당시 해군에서 손꼽히던 규모의 하슬라 병원에서 괴혈병 환자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1815년에는 나폴레옹 전쟁 마지막 4년을 통틀어 괴혈병 환자는 단 두 건만 보고되었습니다.2 되짚어 보면 오래 항해하는 선원들은 대부분 괴혈병 때문에 죽었습니다.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는 대략 선원 2백만 명이 이 질병으로 사망했습니다.3
괴혈병은 치료만 되면 완벽하게 회복이 가능합니다. 만약 치료제가 발견되고 시험을 마치자마자 보급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까요?
린드에게는 요즘과 같은 임상시험 인프라와 지원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린드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증거와 확신으로 의료계와 해군성의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런데 린드의 시대부터 1990년대를 거쳐 지금까지 변치 않는 관행이 있습니다. 종이에 기록하여 손으로 처리하는 업무 방식이 그것입니다.
1990년대에는 종이 증례 기록서, 수기 데이터 입력, 물리적 저장 시스템이 표준이었습니다. 데이터 관리자들은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종이 문서를 처리해야 했습니다. 도구는 주로 포스트잇, 펜, 자 등이었습니다. 그 당시 법규는 종이 서류 관리가 중심이었습니다. 이마저도 최근에 와서야 디지털 방식을 인정하는 쪽으로 개정되습니다.
전체 프로세스는 느렸고 오류가 자주 발생했으며 효율도 낮고 확장성도 없었습니다.
종이에서 디지털로
1990년대 중반에 종이 서류 시스템에서 디지털 시스템으로 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안 되어 웹 기반 솔루션이 등장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메디데이터와 오라클이 정교한 전자 데이터 수집(EDC) 시스템을 처음 선보이면서 임상 데이터 관리가 효율성과 정확성, 확장성을 갖추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글로벌 기술 인프라와 하드웨어 역량이 발전했고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신기술도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요즘과 같은 신기술의 세상이 열리면서 각종 데이터 획득 기술(COA, ePRO, 센서, 이미징, 기타 e임상 솔루션)도 각광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AI와 머신러닝(ML) 솔루션이 실현되어 임상시험 구축과 데이터 검토, 데이터 퀄리티 워크플로우가 자동화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연구 방법론이 복잡해지고 데이터의 양과 속도가 증가하면서 확장성과 효율성, 빠른 처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상화 - 새 시대의 개막
임상시험 업계는 임상연구의 가상화라는 새 시대의 여명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가상화가 되면 임상시험의 설계와 실시, 분석 방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또 치료의 개인화 경향이 강화되어 임상연구의 효율과 경제성이 높아지고 환자가 중심이 되는 연구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임상 데이터 관리자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자에서 다음과 같은 수단을 통해 가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핵심 전략가로 변모할 것입니다.
- 가상 비서: 시험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주는 휴먼인더루프(Human-in-the-loop) AI 가상 비서
-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환자로 예측 정밀도 개선, 실제 환자의 위험 노출 감소
- 인실리코 임상시험: 고급 멀티스케일 모델링과 생성형 AI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실제 실험의 부담을 해소
메디데이터는 이미 엄격한 규제와 개인정보 보호 요건에 부합하는 SCA(Synthetic Control Arm®)와 Simulant(합성 환자 데이터) 기술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모회사인 다쏘시스템은 2024년에 FDA와 협력하여 인실리코 임상시험 데이터를 평가하는 방식의 기준이 될 플레이북을 개발하고 발표하였습니다.
제임스 린드가 임상시험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임상연구의 미래를 바꿨듯이 메디데이터와 다쏘시스템도 차세대 임상시험 기술을 개발하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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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öhler U (2003). James Lind and scurvy: 1747 to 1795. JLL Bulletin: Commentaries on the history of treatment evaluation
- Ibid.
- Finding the Cure for Scurvy | Naval History Magazine - February 2021 Volume 35, Numb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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